1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소방의 날을 맞아 'First In, Last Out', 제일 먼저 들어가서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소방관의 이야기가 전파되면서 '홍제동 화재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1. 홍제동 화재 사고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앞선 화재 신고로 출동한 소방 대원들은 오인 신고로 확인되면서 복귀하려던 그때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무전을 듣게 됩니다.
급히 차를 돌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도로 양옆을 가득 채운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을 할 수 없자 대원들은 150m는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20kg이 넘는 장비들을 들고 화재 현장까지 뛰어 진화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집주인과 세입자 가족 등 7명을 무사히 대피시켰습니다.
그런데 그때 집주인 아주머니가 아들이 안에 있다며 구해달라는 다급한 외침을 듣게 됩니다. 그 말에 대원들은 지체 없이 불길 속에 뛰어들어가 1차 수색을 했지만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안에 있는 자신의 아들을 왜 안 데려오냐고 격분하는 아주머니의 말에 위험한 상황임에도 대원들은 2차 수색을 위해 6명의 대원이 다시 집 안으로 진입합니다.
수색 대원 6명이 들어간 오전 4시 11분, 2층 주택이 굉음과 함께 무너지면서, 집 안에 진입했던 대원들이 그대로 매몰되는 사고가 벌어집니다.
현관 앞에서 방수하던 대원 1명과 매몰된 대원 6명을 포함해 대원 7명이 매몰되자 250명이 넘는 대원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와 삽과 망치를 들고 필사의 구조에 나섰습니다.
구조 작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 쪽에서 방수 작업을 하던 김철홍 대원을 발견하고 구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렇게 3시간 46분의 사투 끝에 모든 동료를 구조에 성공하고 다시 요구조자 집주인의 아들을 찾는 수색을 하던 중 동료들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됩니다.
비통함도 잠시 오전 9시 28분 충격적인 소식을 들려옵니다.
어머니와 다투다 화가 풀리지 않아 방안에 있던 생활정보지에 불을 붙였고, 불길이 크게 번지자 겁이난 최 씨는 친척집으로 달아났다는 소식을 듣고 수색 작업을 종료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후 순직 소방관들의 합동 영결식이 진행됐고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잃은 사람들은 눈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방화범인 집주인 아들 최 씨는 방화와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되었지만, 1989년경부터 정신질환으로 세 차례나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심신 미약 등이 인정되어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홍제동 화재사고 이전과 이후!
'경찰병원', '국군병원'은 있지만 '소방병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방관은 부상을 당하면 자비로 치료를 받고, 나중에 보상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전액이 다 보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화상치료로 받은 피부 이식은 제외로 보상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태인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 들어갈 때 입는 옷은 '방화복'입니다. 하지만 당시 뜨거운 화마에 주저 없이 들어갔던 대원들이 입고 있던 것은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방화복은 한 벌에 120만 원이고, 방수복은 8만 원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홍제동 화재 사건으로 밝혀진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현재는 처우가 많이 개선되어 소방병원도 짓고 있고, 부상을 당하면 치료받는 것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홍제동 사건으로 소방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고 발전했지만 과연 이렇게 많은 희생이 생긴 후에야 바꿀 수 있었던 일인 걸까요?
'46'과 '47'의 의미
소방관이 현장에 쓰는 무전 용어로 '46'은 "알아 들었니?"라고 묻는 것이고, '47'은 "알아 들었다"는 그들만의 언어입니다. 이성촌 소방관은 매일 46,47을 외치는데, 그 당시에도 간절히 46을 외쳤는데 그때 그 여섯 분 중 한 분이라도 '47'이라고 하는 대답을 한 번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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