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3.50%가 유지됐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 가운데, 경기위축과 금융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의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입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9%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소비자물가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물가는 4월 중 상승률이 전월 4.2%에서 3.7%로 낮아지면서 한은의 예측과 부합했고,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또한 올해 2월(4.0%) 이후 5월(3.5%)로 둔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경제 둔화가 생각보다 심화되면서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상수지는 44억 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합니다. 여기에 8개월 연속 수출 감소,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지만, 그간 한은이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던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수출 개선 효과도 미미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소비 회복까지 주춤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2 금융권에서 ‘취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 등에서부터 부실 발생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 p 하향 조정했지만 국내경제가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하반기부터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상승률 둔화를 포함해 예상했던 경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5%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난 전망치(3.0%)보다 소폭 상향 조정한 3.3%로 수정했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문을 발표하면서 “국내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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