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성커플 건보 자격 첫 인정!

법원, 동성커플 건보 자격 첫 인정!

 

동성커플 건보 자격은 인정되지만 사실혼 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법원이 동성 배우자에게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놨습니다. 법원은 현행법상 동성 간 사실혼 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부당한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 1-3부(재판장 이승한)는 21일 소성욱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동성결합’이 피부양자 자격이 인정되는 사실혼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봤습니다.

 

동성결합 역시 ‘동거·부양·협조·정조 의무에 대한 상호 간 의사의 합치 및 사실혼과 동일한 정도로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재판부는 “시대 상황 변화에 따라 사회보장 차원에서 보호 대상이 돼야 할 생활공동체 개념이 기존의 가족 개념과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건보공단이 이성관계인 사실혼 배우자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 대우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누구나 어떠한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면서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소씨와 그의 동성 연인인 김용민 씨의 혼인을 현행 법령상 사실혼 관계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헌법과 민법 규정 등에 비춰볼 때 동성 간 혼인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기존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동성 부부’ 또는 ‘(동성) 사실혼 배우자’라는 표현 대신 ‘동성결합 상대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소 씨는 2019년 김 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김 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10월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단으로부터 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받자 2021년 2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혼인은 여전히 남녀의 결합을 근본 요소로 한다고 판단되고, 이를 동성 간 결합까지 확장해 해석할 근거가 없다”며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 씨는 항소심 선고 후 “오늘 사법체계 안에서 우리의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라며 “공단 입장은 판결문을 확인한 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